웹에서 영상 편집이 되는지 궁금해서 AI로 하루 동안 직접 만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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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엄마 중에 AI로 유튜브 채널을 하는 분이 있다는 얘기를 아내에게 들었습니다. 9월 24일, 목요일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며칠 전에 접어 둔 질문 하나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웹에서 동영상 편집이 될까.
그날 밤에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밤 9시가 조금 넘어 마지막 커밋을 찍었을 때는 브라우저 화면 하나에서 대본을 넣고, 등장인물과 장면 그림을 그리고, 내레이션 목소리를 입히고, 타임라인에서 자르고 붙여 영상 파일로 뽑고, 유튜브에 올릴 제목과 설명 초안까지 받는 데까지 와 있었습니다. 코드는 전부 AI와 같이 썼습니다.
이 글은 그 하루의 기록입니다. AI로 쇼츠를 만들어 돈을 버는 방법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 채널이 얼마를 버는지 모르고, 제가 만든 도구로 올린 영상도 아직 없습니다. 궁금했던 건 개발자인 제가 이걸 직접 만들 수 있느냐였고, 만들고 나서 무엇을 알게 됐는지를 적어 두려고 합니다.

ChatGPT 와 나눈 이야기는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멈췄습니다
질문은 그보다 며칠 앞에 시작됐습니다. 웹에서 동영상 편집이 가능할까가 문득 궁금해져서 ChatGPT 와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러다 유튜브 스튜디오가 떠올랐습니다. 유튜브 스튜디오에는 브라우저에서 쓰는 편집기가 있습니다. 이미 올린 영상을 자르고, 음악을 얹고, 일부를 흐리게 가리는 정도는 거기서 됩니다. 이미 누군가 웹에서 하고 있으니 되긴 되는 일이구나, 하고 대화가 거기서 끝났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지금 보면 그 결론은 반만 맞았습니다. 된다는 건 맞습니다. 유튜브 스튜디오가 하는 일은 다 만든 영상을 조금 손보는 일이고, 제가 궁금했던 건 아무것도 없는 데서 영상 한 편을 만드는 흐름 전체가 웹 화면 하나에서 돌아가느냐였습니다. 그때는 그 둘을 나눠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대화로 갈 수 있는 건 "되긴 된다"까지였고, 그다음은 만들어 봐야 아는 일이었습니다.
당근에서 AI 콘텐츠 모임을 여러 번 봤습니다
아내의 말이 그 질문을 다시 꺼낸 데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동안 당근에서 AI로 콘텐츠를 만드는 모임을 여러 개 봤습니다.
제 인상으로는 그런 모임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영상으로 버는 돈보다 강의였습니다. 수익을 보여 주는 쪽보다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쪽이 앞에 서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임 하나하나를 들여다본 건 아니고, 지나가며 여러 번 본 것이 쌓인 인상입니다. 그 안에서 실제로 돈을 버는 분이 얼마나 되는지도 저는 모릅니다.
그게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처음 해 보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대개 도구 자체보다 순서입니다. 무엇을 먼저 누르고, 어디서 기다리고, 결과가 이상하면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옆에서 알려 주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덜 헤맵니다. 강의는 그 순서를 사람이 전해 주는 일이고, 그걸 돈을 내고 사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예전에 AI 부업 강의 여섯 편의 자막 원문을 붙여 놓고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일 오래 붙잡고 있던 게 데모가 생성까지만 보여 주고 멈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림이 나오고 목소리가 나오는 데까지는 보여 주는데, 그걸 영상으로 엮고, 고치고, 올리기 전에 확인하는 쪽은 화면 밖에 있었습니다.
저한테는 방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저는 개발자이고, 그동안 AI를 이것저것 실험하면서 제 작업 방식에 맞게 고쳐 써 온 사람입니다. 궁금한 게 생기면 강의를 찾기 전에 한 번 만들어 보는 쪽이 저한테는 더 빠릅니다. 이번에는 그게 정말 빠른지도 같이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첫 버전은 제 Mac 터미널 안에서만 돌았습니다
사실 처음 만드는 건 아니었습니다. 5월 15일에 비슷한 걸 한 번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화면이 없었습니다. 터미널에서 AI 에이전트에게 단계마다 일을 시키는 방식이었고, 기획, 장면 나누기, 그림, 영상 붙이기, 올리기 전 확인이 차례로 이어졌습니다. 단계가 넘어갈 때마다 제가 확인하고 승인해야 다음으로 가게 해 두었습니다. 그 버전은 넉 달 동안 커밋이 12개였고, 그중 영상 기능을 건드린 건 몇 개 안 됩니다. 나머지는 에이전트를 어떻게 돌릴지 고친 것들이었습니다.
크게 손대지 않은 이유는 지금 보면 분명합니다. 그 물건은 저만 쓸 수 있었습니다. 어떤 명령을 어떤 순서로 쳐야 하는지, 중간에 무엇이 멈추면 어디를 열어 봐야 하는지를 제가 머릿속에 들고 있어야 돌아갔습니다. 저 아닌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화면부터 만들었습니다. 웹에서 영상 편집이 되느냐는 며칠 전 질문과, 개발자가 아닌 사람도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이 거기서 하나로 붙었습니다.
5월 버전에서 정해 둔 규칙은 거의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AI가 만든 건 제안이고 사람이 승인해야 반영됩니다. 사람이 끝까지 보고 확인하지 않은 영상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출처를 모르는 음원이나 그림이 들어 있으면 완성본을 뽑기 전에 한 번 더 묻습니다. 미리보기용 영상과 완성본은 따로 뽑습니다. 터미널에서는 이 규칙들이 에이전트가 읽는 문서에 적혀 있었고, 이번에는 화면의 승인 버튼과 잠긴 탭이 됐습니다.
옮기고 나서 보니 둘은 무게가 달랐습니다. 문서에 적힌 규칙은 에이전트가 읽고 지키는 것이라, 지켰는지를 매번 제가 확인해야 했습니다. 긴 작업 중간에 에이전트가 그 줄을 건너뛰어도 저는 로그를 거슬러 올라가 봐야 압니다. 화면의 잠금은 그런 확인이 필요 없습니다. 대본을 승인하지 않으면 그림 단계로 넘어가는 버튼 자체가 없고, 끝까지 보고 확인했다는 표시를 하지 않으면 업로드 버튼이 눌리지 않습니다. 같은 규칙인데, 하나는 지켜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고 하나는 어길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어린 왕자 샘플을 브라우저에서 끝까지 돌려 봤습니다
웹에서 영상 편집이 되느냐는 질문의 답부터 적겠습니다. 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금방 됐습니다.
편집 화면 아래쪽에 타임라인이 있고 줄이 네 개 있습니다. 화면, 목소리, 배경음악, 자막입니다. 그림이나 짧은 영상 클립을 화면 줄에 놓고, 끌어서 순서를 바꾸고, 자르고, 지우고, 되돌립니다. 배경음악 줄을 누르면 오른쪽에 볼륨이 나오고, 목소리가 나오는 동안 음악을 자동으로 낮추는 칸이 있습니다. 얼마나 낮출지, 대사가 끝나고 음악이 몇 초 만에 돌아올지를 슬라이더로 만집니다. 가운데에서 재생해 보고, 괜찮으면 미리보기 영상을 뽑아 봅니다. 글자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1분짜리 쇼츠 틀을 골라 시작할 수도 있고, 9:16 세로 쇼츠로 만든 걸 16:9 가로 영상으로 바꾸는 버튼도 위에 있습니다. 채널 워터마크는 설정에서 한 번 정해 두면 모든 미리보기와 완성본에 들어갑니다. 화면은 브라우저로 열지만 프로젝트와 파일은 제 컴퓨터에 남습니다.
직접 찍었거나 다른 데서 만든 짧은 영상 클립이 있으면 여러 개를 한꺼번에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AI가 클립마다 내용을 보고 어느 내레이션 문장에 붙일지, 클립의 어디서부터 쓸지를 제안합니다. 제안은 장면별로 검토해서 적용하고, 마음에 안 들면 그 장면만 되돌립니다. 제가 손으로 고친 장면은 잠겨서, 대본을 고쳐 장면이 다시 맞춰질 때도 건드리지 않습니다.
돌이켜 보면 편집 화면 자체는 첫 커밋에 이미 들어 있었습니다. 자르고 붙이고 되돌리는 기능은 하루 중 가장 먼저 끝난 부분이었고, 그날 시간의 대부분은 편집 화면 앞뒤에 들었습니다. 편집할 재료를 어떻게 채우느냐, 편집이 끝난 걸 어떻게 확인하고 내보내느냐 쪽입니다. 며칠 전 제 질문은 편집 화면만 보고 있었고, 영상 한 편을 끝까지 만드는 데는 그 앞뒤가 훨씬 컸습니다.
테스트는 어린 왕자로 했습니다. 어린 왕자와 여우가 나오는 9분짜리 대본을 홈에 붙여 넣으면, AI가 대본을 장면과 대사로 나누고 등장인물을 뽑습니다. 붙여 넣은 대본의 대사 줄은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깁니다. 어린 왕자에게는 남자 목소리, 여우에게는 여자 목소리가 배정됩니다.
여기서 사람이 한 번 멈춥니다. 대사와 인물 생김새를 읽어 보고 고칠 건 고친 다음 승인을 누르면, 그다음부터는 알아서 갑니다. 인물 그림을 먼저 그리고, 장면 그림은 그 인물 그림을 참고해서 그리고, 대사마다 목소리를 만들고, 말하는 사람마다 색을 달리한 자막을 깔고, 기본 배경음악을 얹은 타임라인이 채워집니다. 완성본을 뽑으면 유튜브 제목과 설명 초안도 따라 나옵니다. 처음엔 초안이 줄거리 요약처럼 나와서, 이야기 예고편처럼 읽히게 고쳤습니다.
인물 그림을 먼저 그리는 순서는 5월 버전 때부터 있던 것입니다. 장면마다 따로 그리면 같은 어린 왕자가 장면마다 다른 얼굴로 나옵니다. "같은 인물로 그려 줘"라고 매번 부탁하는 것보다, 인물 그림 한 장을 먼저 확정하고 장면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 그림을 참고로 붙이게 했습니다. 실제로 돌려 보니 장면이 바뀌어도 같은 얼굴로 나왔습니다. 그림 스타일도 프로젝트마다 하나로 고정합니다. 실사 사진, 웹툰, 애니메이션, 수채화 동화, 봉제 인형, 3D 중에서 고르면 인물과 장면이 전부 그 스타일로 그려지고, 다음 프로젝트를 만들 때도 마지막에 고른 게 선택돼 있습니다. 어린 왕자 샘플은 그날 아침에 손으로 만든 봉제 인형을 찍은 사진처럼 다시 그렸습니다.
AI는 제가 이미 쓰고 있는 구독으로 돌아갑니다. 따로 API 요금이 나가지 않습니다. 대신 쓸 때마다 구독 한도가 줄고, 그림이 한도를 제일 많이 씁니다. 한도가 차면 작업이 실패로 떨어지고, 나중에 다시 돌리면 됩니다. 얼마나 썼는지 알 수 있게 자동 제작 패널에 이 프로젝트가 글을 몇 번 쓰고, 그림을 몇 장 그리고, 목소리를 몇 개 만들었는지 보이게 해 두었습니다.
이 흐름이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엔 단계마다 제가 버튼을 눌러 넘겨야 했습니다. 한참 눌러 보다가 반자동 같다고 했더니, 붙여 넣은 대본에서 승인 한 번이면 끝까지 가는 흐름이 새로 생겼습니다. 그날 제가 한 일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습니다. 화면을 열어서 눌러 보고, 어색한 걸 말하고, 고쳐진 걸 다시 눌러 봤습니다.
터미널에서 화면으로 옮기면서 제일 크게 달라진 건 순서를 누가 들고 있느냐였습니다.
터미널에서는 순서를 제가 알았습니다. 다음에 무엇을 시킬지 제가 정했고, 로그가 올라가는 동안에는 뭔가 돌고 있다고 믿고 기다렸습니다. 화면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화면을 연 사람이 다음에 뭘 눌러야 할지 모르면 거기서 멈춥니다. 그래서 화면마다 다음 할 일을 하나만 크게 띄웠고, 그림과 목소리가 다 만들어지기 전에는 편집과 내보내기 탭을 잠가 뒀습니다. 대본 확인을 기다리거나 자동 제작이 도는 중에 다른 탭으로 나가려고 하면 한 번 묻습니다.
진행 표시도 그랬습니다. 처음엔 단계별 막대가 네 개 있었는데, 그림을 그리는 동안 퍼센트가 한참 그대로 서 있으니 고장 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터미널이었다면 로그 한 줄이 올라오는 것만으로 살아 있다는 걸 알았을 겁니다. 화면에서는 멈춰 있는 숫자가 곧 멈춘 것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퍼센트 대신 흘러가는 시계를 달고, 지금 어느 단계인지와 남은 시간을 같이 보여 주게 바꿨습니다. 그림 한 장에 1분 반쯤 걸리니 장면이 많으면 이 시계를 꽤 오래 보게 됩니다.
말도 바꿔야 했습니다. 스토리 화면을 다시 보니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끝이 나왔고, 개발하면서 쓰던 말이 그대로 버튼에 붙어 있었습니다. TTS, shot, hook, BGM, Preview 렌더, Final 렌더 같은 말입니다. 저한테는 익숙한데 처음 여는 사람에게는 전부 모르는 단어입니다. 목소리, 컷, 배경음악, 미리보기 영상 만들기, 완성 영상 만들기로 바꿨습니다. 기본으로는 대사와 목소리 듣기, 그림 다시 그리기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고급 설정 보기를 켜야 나오게 했습니다.
이런 걸 고치다 보니 강의가 파는 것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다음에 무엇을 누르는지,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보면 되는지, 모르는 말이 나오면 무슨 뜻인지. 처음 해 보는 사람 옆에서 누군가 알려 줘야 하는 것들인데, 저는 그걸 화면에 하나씩 적어 넣고 있었습니다. 그날 커밋의 상당수가 그 일이었습니다.
쓰는 사람을 떠올리니 기능 목록에 없던 것도 붙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지우면 바로 사라지지 않고 휴지통에 30일 동안 남습니다. 만든 프로젝트와 설정은 제 컴퓨터에만 있어서 노트북이 고장 나면 같이 없어지니, 날짜를 붙인 파일 하나로 통째로 백업하고 되살리는 방법도 넣었습니다. 되살릴 때 지금 있던 것은 지우지 않고 옆으로 옮겨 둡니다. 저 혼자 쓸 때는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인데, 다른 사람이 쓴다고 생각하니 이게 없으면 한 번 잘못 눌러서 하루치 작업이 날아갈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 정책과 광고 표시는 만들어 보고서야 보였습니다
화면 쪽이 순서의 문제였다면, 기능 쪽에서는 만들어 보기 전에는 몰랐던 게 계속 나왔습니다.
목소리가 먼저였습니다. 한두 글자짜리 대사가 뭉개졌습니다. 어린 왕자가 "왜?" 하고 묻는 것처럼 짧은 줄은 음성이 제 길이를 못 찾고 늘어지거나 깨집니다. 지금은 대본을 확인할 때 짧은 대사가 있으면 앞뒤 말과 합치거나 조금 길게 써 달라는 경고를 띄웠습니다. 이건 아직 경고만 있고 제대로 고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림을 천천히 확대하거나 옆으로 흘려 보내는 장면에서는 화면이 미세하게 떨렸습니다. 움직임이 한 픽셀 단위로 끊겨서 생기는 떨림이었고, 픽셀 사이를 부드럽게 지나가도록 고쳤습니다. 완성본을 뽑아서 틀어 봐야 눈에 들어오는 종류입니다.
요즘 이슈로 대본을 쓰는 기능에서는 판단을 누가 하느냐를 한 번 바꿨습니다. 이 기능은 커뮤니티에서 반응이 컸던 글을 찾아 카드로 보여 주고, 하나를 고르면 그 이야기를 새로 쓴 대본으로 만들어 줍니다. 원문 문장은 옮기지 않고, 사람을 알아볼 만한 정보는 바꾸고, 출처는 설명란에 남깁니다. 수집을 막아 둔 사이트는 읽지 않고, 요청을 막는 사이트를 우회하지도 않습니다. 처음엔 AI가 제목만 보고 쓸 만한 이슈를 대여섯 개에서 여덟 개 사이로 골라 줬는데, 근거 없이 잘리거나 개수를 채우려고 억지로 끼운 게 보였습니다. 지금은 개수를 정하지 않고, 걸러야 할 것만 거른 뒤 전부 반응 순으로 늘어놓고 사람이 고르게 바꿨습니다. 카드마다 추천과 댓글 수, 원문 링크가 붙습니다.
유튜브 쪽은 정책을 읽고 나서 기능이 생겼습니다. 유튜브는 독창적이지 않은 콘텐츠를 올리는 채널의 수익 창출을 막습니다. 제가 읽은 정리로는 같은 틀로 찍어 낸 영상을 사람이 할 수 없는 속도로 올리는 경우가 대표적이고, AI 목소리를 쓴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 정리에서 위험하다고 짚은 건 AI로 만들었다는 표시를 빠뜨리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업로드할 때 합성 콘텐츠 표시는 기본으로 켜 두고, 끄면 경고를 띄웁니다. 설명란에는 AI로 만든 부분이 목소리인지 그림인지를 적은 줄이 자동으로 들어가고, 지워도 다시 붙습니다. 24시간 안에 세 개 이상 올리면 하루 한두 개를 권하는 경고가 뜹니다. 막지는 않습니다.
채널을 여러 개 두는 기능도 이 무렵에 생겼습니다. 채널마다 이름과 프로필 사진, 워터마크, 연결할 유튜브 계정을 따로 가지고, 말투와 말버릇, 마무리 멘트도 채널마다 정해 둡니다. 이슈 카드에는 내 한 줄 평을 적는 칸이 있어서, 적어 두면 영상 끝에서 그 문장을 그대로 읽습니다. 같은 틀로 찍어 낸 영상과 구별되는 건 그 채널의 말투와 사람이 보탠 한 줄이라고 봤습니다.
비슷한 판단이 대본 쪽에도 들어갔습니다. 공개된 AI 이야기 채널 여러 곳의 영상 목록을 읽어 보니, 잘 된 영상은 얕보이던 주인공이 뒤집는 이야기나 몰랐던 정체가 드러나는 이야기처럼 몇 가지 뼈대 중 하나로 거의 다 설명됐습니다. 모두가 같은 뼈대를 쓰니 뼈대만으로는 채널이 구별되지 않습니다. 채널 설정에 이야기가 벌어지는 무대와 매번 나오는 단골 주인공을 정하는 칸을 두고, AI가 아이디어로 대본을 쓸 때 그 무대와 주인공을 지키게 했습니다. 이 칸은 사람이 채웁니다.
쇼핑 쇼츠는 상품 하나를 소개하고 제휴 링크로 수수료를 받는 짧은 영상입니다. 이 기능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건 AI가 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가격이나 성능, 효과를 그럴듯하게 지어 넣는 순간 허위 광고가 됩니다. 대본은 사람이 적어 준 특징만으로 쓰게 했고, 적어 주지 않은 가격이나 할인, 후기, 효과는 쓰지 않게 했습니다. 특징을 적게 적으면 대본도 짧고 밋밋하게 나오는데, 그건 일부러 그렇게 뒀습니다. 대가를 받았다는 표시는 공정위의 추천·보증 심사지침이 제목이나 첫 부분에 알아보기 쉽게 두라고 하는 것이라, 설명란 맨 위에 앱이 붙이고 사람이 지워도 다시 붙게 했습니다.
어떤 커뮤니티 글에서는 해외 플랫폼 영상을 긁어 와서 자동으로 편집해 주는 도구를 나눠 주고 있었습니다. 찾는 사람이 많은 방식이라는 건 압니다. 저는 그 기능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남의 영상을 가져다 쓰면 저작권과 플랫폼 약관 문제가 먼저 생기고, 유튜브의 재사용 콘텐츠 정책에 걸려 수익 창출이 막힐 수 있습니다. 5월 버전에는 남의 영상을 가져와 자르는 갈래가 따로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갈래를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은 강의를 들어서는 알기 어려운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대사가 뭉개진다는 건 목소리를 직접 만들어서 들어 봐야 알고, 확대할 때 화면이 떨린다는 건 완성본을 뽑아서 틀어 봐야 압니다. 정책 문서도 업로드 버튼을 만들 차례가 돼서야 읽을 이유가 생겼습니다.
유튜브에는 아직 한 편도 올려 보지 않았습니다
하루 만에 됐다는 말에는 조건을 붙여 둬야 합니다.
하루는 정말 하루였습니다. 24일 밤에 시작했고, 첫 커밋이 25일 새벽 0시 48분, 마지막 커밋이 그날 밤 9시 21분에 찍혔습니다. 그사이 커밋이 62개이고 전부 AI와 같이 썼습니다. 설계를 왜 그렇게 정했는지 적은 결정 기록이 21개, 코드는 TypeScript 로 3만 줄 가까이 됩니다.
이 하루가 말해 주는 건, 궁금한 걸 직접 만들어서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이 이제 하루 정도로 내려왔다는 겁니다. 웹에서 영상 편집이 되느냐는 질문을 대화로만 이어 갔다면 "되긴 된다"에서 더 나가지 못했을 겁니다. 만들어 보니 하루 뒤에는 되는 것과 아직 안 되는 것이 기능 하나하나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그 하루는 무엇을 만들지 정해진 다음의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승인해야 반영되고, 확인하지 않은 영상은 올리지 않고, 출처 모를 소리는 완성본 전에 묻는다는 규칙은 5월에 정해 둔 것입니다. 넉 달 동안 커밋 12개로 멈춰 있던 그 버전이 남긴 게 그 규칙들이었고, 이번 하루는 그걸 버튼과 잠금으로 옮기는 데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규칙까지 새로 정해야 했다면 하루로는 모자랐을 겁니다.
하루를 만든 게 AI의 속도만도 아니었습니다. 그날 AI가 코드를 쓰는 동안 제가 한 일은 화면을 눌러 보고 이상한 걸 짚는 것이었는데, 무엇이 이상한지를 알아보는 데는 제가 개발자라는 게 꽤 컸습니다. 퍼센트 막대가 멈춰 있는 걸 보고 이게 고장인지 그냥 느린 건지 가늠하는 것, AI가 이슈를 여덟 개 안쪽으로 골라 온 걸 보고 그 개수에 근거가 없다는 걸 알아채는 것, 버튼에 붙은 TTS 라는 말이 저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말이라는 걸 떠올리는 것이 다 그랬습니다. AI는 시킨 것을 빠르게 해 줬고, 무엇을 다시 시킬지는 제가 봐야 했습니다.
돈이 된다는 뜻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 도구로 만든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본 적이 아직 없습니다. 업로드 기능은 있고, 끝까지 보고 확인한 완성본만 기본 비공개로 올라가게 해 두었지만, 실제 구글 계정에 연결해서 올려 보지는 않았습니다. 흉내 낸 응답으로 흐름만 확인했습니다. 나머지 흐름도 비슷합니다. 새 프로젝트부터 대본 승인, 편집, 완성본, 휴지통 복구까지 브라우저에서 자동으로 한 바퀴 도는 확인을 여러 벌 만들어 뒀는데, 그건 AI 대신 정해진 가짜 결과를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실제 AI로 대본부터 그림, 목소리까지 끝까지 돌려 본 건 어린 왕자 붙여넣기 흐름입니다. 윈도우에서는 한 번도 돌려 보지 않았고, 요즘 이슈 기능도 실제 AI로 카드 품질을 확인하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이 화면을 처음 열었을 때 어디서 헤매는지도 아직 모릅니다. 그건 제가 아무리 눌러 봐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마지막 커밋은 음악이었습니다. 유튜브 오디오 보관함에 있는 곡을 라이선스를 보고 고르고, 배경음악을 바꾸고, 원하는 위치에 효과음을 넣는 기능입니다. 그걸 넣고 그날은 멈췄습니다. 남은 일 목록 맨 위에는 실제 계정으로 비공개 영상 한 편을 올려 보는 일이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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