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우리 게임에 들어오지 못한다

아들과 로블록스 게임을 만들고 있다.

아들이 로블록스를 하니까 로블록스로 정했다. 만들고 싶은 걸 물었더니 싸우는 게임이라고 했고, 그래서 대전 게임이 됐다. 술사 다섯이 각자 다른 기술을 쓰고, 저주를 잡으러 층층이 올라가는 탑이 있고, 다른 사람과 붙는 랭크전이 있다. 만드는 동안 아들은 기획자 쪽에 가까웠다. 뭐가 재미없는지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아들이 했다.

아들이 재밌다고 했다. 만든 사람의 아들이 하는 말이라 절반은 접어서 들어야 하는 종류의 평가다. 그래도 아들은 밸런스가 이상하다는 말을 같이 했고, 그건 접을 필요가 없는 말이었다. 재미없으면 밸런스 얘기까지 안 간다.

주말에 아들 친구가 놀러 왔다. 둘이 한참 붙어 있더니 친구도 재밌다고 했다. 이번엔 접을 이유가 없었다. 만든 사람과 아무 상관 없는 아이가,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계속 하고 있었다.

같은 주에 로블록스 수익 계정 등록을 마쳤다. 은행 계좌와 세금 정보까지 넣었다. 만든 것이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절차는 생각보다 사무적이었고, 막히는 데 없이 끝났다.

그리고 그 두 아이는, 이 게임에 자기 계정으로 들어갈 수 없다.

둘 다 내 서브계정을 빌려서 했다.


밝은 실내 입구에 키 재는 눈금 기둥이 서 있고 그 앞에 아이 신발 두 켤레가 돌아선 방향으로 놓인 장면

그날 방에 아이는 없었다

로블록스 입장에서 그날 접속한 것은 나이 확인과 신분증 인증을 마친 성인 계정 하나다. 아이 둘이 번갈아 컨트롤러를 잡았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는다. 계정은 하나였으니까.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 게임을 아이들에게 열어주는 유일한 조건이 사람 수로 세어지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60일 안에 나이 확인을 마친 유저의 순 플레이 500회다. 순 플레이는 고유 유저 기준이다. 두 아이가 하루 종일 번갈아 해도 그 카운터에는 최대 1이 올라간다. 그것도 내 서브계정으로.

게임을 재밌다고 말해준 사람들이, 그 게임을 열어줄 지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1조차 세어질지 모르겠다. 내 서브계정이고, 나는 이 게임의 개발자다. 개발자 본인의 계정이 자기 게임 플레이로 500에 잡힌다면 누구든 부계정 500개로 통과할 것이다. 그러니 안 세는 쪽이 자연스럽다. 이건 확인하지 못했고 문서에도 명시가 없어서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쪽이든 결론은 같다. 아이 둘의 두 시간은 0 아니면 1이다.

「모든 연령」은 설정이 아니라 심사였다

나는 이걸 체크박스라고 생각했다. 크리에이터 허브 어딘가에 연령 대상을 고르는 드롭다운이 있고, 우리 게임은 피도 안 나오고 사망 묘사도 없으니(체력이 0이 되면 리스폰한다) 전체 연령을 고르면 되는 문제라고.

그게 아니었다.

애초에 그 화면을 찾는 데도 한참 걸렸다. 크리에이터 허브에 로그인하면 왼쪽에 홈 · 작품 · 배우기 · 상점 · 포럼 · 재무가 있는 화면이 뜬다. 여기에는 오디언스 항목이 없다. 이건 계정 전체 화면이고, 오디언스는 개별 체험 안에 있다. 작품 목록에서 게임 썸네일을 클릭해서 한 단계 더 들어가야 나온다. 나는 이걸 모르고 계정 화면의 메뉴를 몇 바퀴 돌았다. 지금 와서 보면 당연한 계층인데, 찾는 동안에는 "설정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용어도 화면마다 달랐다. 한국어 UI는 콘텐츠 수위 등급이라고 쓰고 공식 문서는 콘텐츠 성숙도(Content Maturity)라고 쓴다. 수위 및 규정 준수 설문지는 문서에서 Maturity & Compliance questionnaire다. 검색으로 답을 찾으려면 어느 쪽 이름을 써야 하는지부터 골라야 했다. 같은 일이 API 문서에서도 있었다. 지금 UI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안 나오고 옛 이름으로 찾아야 나오는 항목이 있었다.

그렇게 들어간 오디언스 화면에는 다섯 줄이 이렇게 떠 있었다.

현재 도달은 만 16세 이상의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 잡혀 있었다. 계정 도달 범위 아래 게시물의 도달은 모든 연령인데, 체험 도달 범위 아래 체험 콘텐츠 등급은 최소(Minimal)였다. 환불 가능한 게시 수수료는 제출하지 않음이었고, 마지막 줄인 활성도가 높은 플레이어는 미적격에 0 / 500 이 찍혀 있었다.

이 글은 출시 직후에 쓰고 있다. 아래 숫자들은 그 시점의 값이고, 특히 마지막 줄은 지금부터 움직이기 시작할 참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줄은 초록불이다. 계정 쪽은 모든 연령까지 열려 있고, 콘텐츠 등급은 가장 넓은 최소를 받았다. 그런데 맨 위 「현재 도달」은 만 16세 이상이다.

「현재 도달」이 아래 항목들의 교집합이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좁으면 거기가 천장이 된다. 그리고 지금 그 천장을 만들고 있는 건 마지막 줄, 0 / 500이다.

2026년 로블록스 Kids/Select 정책상 신규 게임은 예외 없이 16세 이상에서 시작한다. 그 아래 연령대 — Kids(5–8), Select(9–15) — 가 열리려면 넷을 다 채워야 한다.

첫째 조건은 크리에이터 계정 나이 확인과 신분증 인증과 2FA, 그리고 계정이 양호할 것이다. 대체로 충족인데 2FA는 확인을 안 해봤다. 둘째는 환불 가능한 게시 수수료 1,000 R$ 이나 Premium/Plus 2개월 연속인데 이건 의도적으로 안 했다. 셋째는 콘텐츠 등급이 Kids 기준 최소경미한 이내여야 하고, 우리는 최소 라 충족이다. 넷째가 60일 안에 나이 확인 유저 순 플레이 500회인데 여기가 0 / 500 이다.

셋을 갖고 있어도 하나가 0이면 아무것도 안 열린다. 그리고 그 하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4번에서 눈여겨봐야 할 건 500이 아니라 60일이다. 누적이 아니라 창이다. 60일이 지난 플레이는 창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니까 "천천히 모으다 보면 언젠가 500"이 성립하지 않는다. 500을 60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8.3명이고, 그 페이스가 두 달 내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어느 주에 유입이 멈추면 그 주에 들어온 사람들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두 달 전 사람들이 동시에 빠져나가서 숫자가 뒤로 간다.

한 번의 화제로는 안 되고 두 달짜리 유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개인이 아이와 만든 첫 게임에 요구하기에는 꽤 높은 기준이다.

이미 가진 것들은 관문을 열지 못한다

콘텐츠 등급부터 보자. 「수위 및 규정 준수 설문지」를 제출하면 네 등급 중 하나가 나온다.

최소 가 가장 넓어서 Kids(5–8)와 Select(9–15) 양쪽을 통과한다. 경미한 도 양쪽 통과다. 중간 부터 Kids 가 막히고 Select 까지만 열린다. 제한 은 계정 연령 인증이 있어야 해서 18세 이상만 들어온다.

전투 게임이라 폭력 표현 항목에 정직하게 답했는데도 최소가 나왔다. 피와 사망 묘사가 없고 판타지 전투라서다. 등급으로는 최선의 결과다.

신분증 인증도 끝냈다. 계정 티어는 모든 연령이다.

그런데 이 둘을 다 가져도 현재 도달은 16세 이상이다. 등급과 인증은 자격의 상한을 정할 뿐이고, 실제 개방은 4번이 결정한다. 나는 이 구조를 반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등급을 잘 받으면 그만큼 열리는 줄 알았다. 등급은 문의 크기고, 500 순 플레이는 그 문의 열쇠다. 아무리 큰 문을 만들어도 열쇠가 없으면 크기는 의미가 없다.

등급 최소는 공짜로 나온 게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빼먹으면 이 글이 부정확해진다. 최소 등급은 우리 게임이 원래 순해서 저절로 받은 게 아니다. 상품 아홉 개를 없애고 받은 값이다.

설문지에는 폭력 표현만 있는 게 아니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 항목이 있다. 실제 화폐로 산 재화로 랜덤한 결과를 얻게 되어 있는가를 묻는다.

우리 게임에는 뽑기가 있다. 주령(呪霊)을 소환하는 시스템이고, 소환 비용은 게임머니인 저주석이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 저주석을 로벅스로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주석 팩을 네 종류 만들어뒀었다.

그러면 답은 "예"다. 로벅스 → 저주석 → 랜덤 소환으로 경로가 이어지니까. 정직하게 답하면 등급이 중간으로 밀리고, 위 표대로 Kids(5–8)가 영구히 닫힌다.

저주석 팩에는 이 문제 말고 다른 문제도 있었다. 팩이 존재하는 순간 저주석으로 사는 모든 것이 자동으로 로벅스 상품이 된다. 술식 해금도, 소환도, 코스메틱도 전부. "게임머니로 사는 아이템"과 "로벅스로 사는 아이템"의 구분이 표시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질로는 하나의 지갑이었다. 술식은 상황이 더 나빴다. 같은 술식을 저주석으로도 팔고 로벅스 패스로도 팔고 있었다.

그래서 아홉 개를 지웠다.

저주석 팩 4종을 지웠다. 로벅스를 게임머니로 바꾸는 통로라, 남겨두면 게임머니로 사는 모든 것이 로벅스 상품이 된다. 술식 해금 패스 4종도 지웠다. 술식을 로벅스로 파는 건데 저주석 경로와 레벨 경로에 겹친다. 전 캐릭터 묶음 1종은 그 4종을 묶은 것이라 같은 이유로 뺐다.

지금 경계는 이렇다. 저주석은 플레이로만 얻는다 — 술식 해금·소환·합성·코스메틱이 여기 붙어 있다. 로벅스는 결제로만 얻는다 — 한정 코스메틱, 획득량 배율 같은 편의, 배틀패스가 여기 붙어 있다. 교차하는 경로가 0개다.

부수 효과가 두 개 따라왔다. 하나는 로벅스로 살 수 있는 것 중에 전투 수치를 건드리는 게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길 힘을 팔지 않는다"가 방침이 아니라 구조가 됐다. 다른 하나가 이 글의 주제와 얽힌다. 소환이 더 이상 유료 확률형 아이템이 아니다. 저주석을 돈으로 살 수 없으니 결제가 확률에 개입하지 않는다. 설문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게 됐고, 그래서 최소가 나왔다.

매출원 아홉 개를 잘라서 등급을 샀다는 뜻이다.

한 가지는 잘라낸 뒤에도 남겨뒀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 규제 대응 코드다. 일부 국가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데, 로블록스는 그 계정을 판별할 수 있는 수단을 준다. 우리 게임은 그 계정에는 소환을 아예 열지 않는다.

화폐를 분리했으니 논리적으로는 이제 필요 없는 코드다. 저주석을 돈으로 못 사니까 소환은 유료 확률형이 아니고, 그러면 규제 대상도 아니다. 그런데 지웠다가 다시 짜는 쪽이 위험하다고 봤다. 판정하는 쪽이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 해석으로는 "아니오"인데 로블록스나 각국 규제 쪽 해석이 다르면, 맞는 건 저쪽이다. 코드가 남아 있어서 손해 보는 건 규제 국가 유저의 소환 한 갈래뿐이고, 없어서 틀렸을 때 잃는 건 등급이다.

이 글 전체가 사실 같은 얘기다. 내가 어떻게 이해했는지와 상관없이 판정은 저쪽에서 한다. 오디언스를 설정이라고 읽은 것도, 등급을 받으면 열린다고 읽은 것도, 환불된다니 안 낼 이유가 없다고 읽은 것도 전부 내 쪽 해석이었다.

그리고 그 등급은 지금 문을 못 연다.

이 순서를 다시 보면 좀 이상하다. 아이들에게 열어주려고 수익 모델을 깎았는데, 정작 열고 닫는 건 등급이 아니라 500이었다. 깎은 게 헛일이라는 말은 아니다. 500을 넘긴 다음에는 등급이 곧바로 필요해지고, 그때 중간이었으면 Kids는 그냥 닫혀 있다. 순서가 뒤에 있을 뿐 필요한 일이었다. 다만 나는 이걸 "이번 관문을 여는 작업"으로 하고 있었고, 실제로는 "다음 관문을 미리 여는 작업"이었다. 같은 일이지만 언제 효과가 나오는지를 잘못 알고 있었다.

앞으로도 걸릴 자리가 하나 남아 있다. 소환을 정식으로 켜는 시점에 설문을 다시 봐야 한다. 그때 저주석과 로벅스 사이에 한 줄이라도 다시 이어져 있으면 답이 "예"로 바뀌고, 등급이 밀리고, Kids가 닫힌다. 500을 넘긴 뒤에 그렇게 되면 그건 훨씬 비싼 실수다.

돈으로 못 사는 관문 — 세 갈래로 막혀 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 있다. 돈으로 당길 수 없나.

같은 화면에 결제 버튼이 둘이나 있어서 더 그렇다. 셋 다 확인해봤고, 셋 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

하나는 신속 검토 100,000 R$ 다. 화면에 "환불 가능한 신속 검토 수수료로 100,000 Robux를 지불하여 더 빨리 잠재 고객에게 다가가세요"라고 적혀 있다. 선택 사항이다. 그리고 DevForum에는 10만을 내고도 16세 이상에 묶인 채로 남았다는 글이 여러 건 쌓여 있다. 트래픽이 붙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선결제할 항목이 아니다.

다른 하나가 환불 가능한 게시 수수료 1,000 R$ 다. 이쪽이 4번 조건표의 2번에 해당하는 진짜 항목이다. 싸고, 이름에 "환불 가능"이 붙어 있어서 안 낼 이유가 없어 보인다. 환불 조건을 읽기 전까지는.

환불 가능한 게시 수수료는 게임이 Kids 또는 Select 계정에 적격이 된 후 90일에 자동 환불됩니다.

환불 시계가 자격 획득 시점부터 돈다. 자격을 못 얻으면 시계가 아예 시작되지 않는다. 지금은 0/500이라 자격 획득 시점이 불확실하고, 못 얻으면 1,000 R$는 그냥 묶인다. "환불되니까 안 낼 이유가 없다"는 틀린 말이었다.

마지막이 Premium/Plus 2개월 연속 구독이다. 수수료의 동등한 대안이다. 그런데 이건 애초에 개방 조건이 아니라 티어 유지 조건이다. 공식 문서 원문은 이렇다.

새 게임을 게시하거나 기존 게임을 전체 연령 대상으로 업데이트할 때에만 구독 요건을 충족하거나 선택적 수수료를 지불하면 됩니다.

내 계정에는 지금 게시 티어 위험 상태라는 경고가 떠 있다. 다음에 게시할 때 계정 티어가 모든 연령에서 16세 이상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무서운 문구지만 실제 의미는 좁다. 16세 이상 대상으로 출시하고 운영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고, 낸다고 해서 Kids/Select가 열리지도 않는다. 그건 여전히 500 순 플레이가 결정한다.

세 갈래 모두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관문은 사람이 열지 돈이 열지 않는다.

한 가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수수료나 구독 요건을 안 채운 상태에서도 500 카운터가 정상적으로 누적되는지 공식 문서에 명시가 없다. 요건 충족이 평가 시작의 전제라면 내 판단 순서가 통째로 뒤집힌다. 이건 추측으로 채우지 않고 열어둔다. 출시 후 막대가 0에서 안 움직이면 그때 의심할 지점이다.

관문이 하나가 아니었다

이번에 알게 된 것 중 제일 쓸모 있는 건 이거다. 출시를 한 줄짜리 절차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로 독립된 관문이 셋이었다.

계정 관문은 은행과 세금 정보를 넣는 것이고 이게 열리면 돈을 받을 수 있다. 이건 완료했다. 상품 관문은 상품 ID 발급과 결제 검증인데 이게 열리면 돈을 받을 자리가 생긴다. 의도적으로 안 했다. 오디언스 관문이 500 순 플레이고 이게 열려야 사람이 들어올 수 있다. 지금 0 / 500 이다.

셋은 서로를 열어주지 않는다. 은행 정보를 넣었다고 팔 수 있게 되는 게 아니고, 상품을 다 만들었다고 사람이 들어오는 게 아니다. 나는 이걸 계단이라고 생각했다. 아래를 밟으면 위가 열리는 구조. 실제로는 각자 다른 문이고 열쇠도 다 다르다.

이걸 몰랐을 때 순서를 잘못 잡을 뻔했다. 수익 계정을 열었으니 다음은 상품 등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상품을 만들어봐야 들어올 사람이 없다. 지금 순서에서 상품 등록은 가장 나중에 와야 하는 일이고, 실제로 지금은 안 하고 있다. 셋을 한 줄로 붙여놓고 봤으면 몰랐을 것이다.

반대로 하나는 서둘러서 다행이었다. 콘텐츠 등급은 출시 전에 받아뒀다. 이건 500과 무관하게 미리 확정할 수 있는 항목이고, 나중에 받으려 했으면 매출원을 잘라내는 결정을 500이 쌓이는 도중에 해야 했다. 그때는 훨씬 아까웠을 것이다.

이 관문은 게임마다 다시 선다

이게 첫 게임이다. 앞으로 열 개를 더 만들 생각이다.

그 계획을 놓고 다시 보니 오디언스 화면의 생김새가 달리 읽혔다. 그 화면은 두 덩어리로 갈라져 있다. 계정 도달 범위체험 도달 범위다. 처음에는 그냥 항목이 많아서 나눠놨나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라 반복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경계였다.

계정 도달 범위 쪽은 나이 확인과 신분증 인증과 2FA, 그리고 게시 수수료나 구독이다. 한 번 해두면 다음 게임이 물려받는다. 체험 도달 범위 쪽은 콘텐츠 등급과 60일 내 500 순 플레이인데, 이건 게임마다 0에서 다시 시작한다.

1번 게임이 500을 넘겨서 아이들에게 열려도, 2번 게임은 다시 16세 이상에서 시작한다. 1번의 유저를 2번으로 데려올 수는 있으니 아주 처음은 아니지만, 카운터 자체는 0부터다. 열한 번 만들면 500을 열한 번 넘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의 성격이 바뀐다. "이 게임을 어떻게 500까지 밀어 올리나"가 아니라 "500을 열한 번 넘을 수 있는 방식이 뭔가"다. 1번 게임에서 그 방법을 못 찾으면 2번에서도 못 찾는다. 그리고 1번은 지금 0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500이 0인 게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첫 게임에서 이걸 만났으니 남은 열 개는 처음부터 이 관문을 계산에 넣고 만들 수 있다. 열 개를 다 만들어놓고 마지막에 알았으면 훨씬 비쌌을 것이다.

계정 쪽 항목은 다행히 성격이 다르다. 신분증 인증도, 은행·세금 정보도, 2FA도 한 번 해두면 열한 개가 같이 쓴다. 그래서 이 항목들은 미루지 않는 게 맞다. 게임 하나 값이 아니라 열한 개 값이니까. 반대로 게임마다 다시 서는 항목에 돈을 태우는 건 조심해야 한다 — 1,000 R$ 게시 수수료를 열한 번 내게 되는 구조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고, 그렇다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진다.

순환

정리하면 이렇다.

이 게임의 대상은 아이다. 아들이 만들자고 했고, 아들 또래가 재밌다고 했다. 그런데 로블록스는 아이를 들여보내기 전에 어른 500명을 요구한다. 그 어른들은 아이용 게임을 찾아올 이유가 별로 없다.

그리고 이 게임의 초기 관객은 아들 친구들이다. 학교에서 소문이 나면 오는 건 열 살 언저리 아이들이지 열여섯 이상이 아니다. 그 관객 전체가 카운터 바깥에 있다.

로블록스가 이렇게 만든 이유는 짐작이 간다. 아동 안전 규제가 강해진 흐름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규 게임에 어린 계정을 바로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16세 이상은 차단이 아니라 시험 기간에 가깝다. 실제 성인 유저 500명이 붙어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기록이 쌓여야 아이들에게 문을 연다.

납득이 되는 설계다. 납득이 되는 것과 내 게임이 열리는 것은 별개지만.

한 가지가 계속 걸린다. 이 관문은 이미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쪽에 유리하다. 기존 게임이 있어서 거기서 유저를 끌어올 수 있거나, 유튜브·틱톡으로 트래픽을 만들 수 있으면 500은 어렵지 않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는 쪽에는 500이 그냥 벽이다. 아동 안전이 목적인 규칙인데 결과적으로는 규모를 가진 쪽을 통과시키는 필터가 됐다. 어느 쪽이 더 안전한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작동한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친다. 500을 채우려면 어른들이 와야 하는데, 어른들이 와서 보게 되는 건 아이용으로 만든 게임이다. 그 어른들에게 재미있을 이유가 별로 없고, 그러면 다시 오지 않는다. 자격을 얻은 뒤에도 활성 유저가 일정 수 아래로 떨어지면 자격을 잃을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억지로 500을 채우는 것만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500은 숫자를 채우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관객에게도 통하는 게임인가를 묻는 문제에 가깝다. 그렇게 읽으면 할 일이 조금 달라진다.

그래서 무엇을 했나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16세 이상으로 출시했다.

https://www.roblox.com/ko/games/79502182021210/Cursed-Battlegrounds

순서를 이렇게 잡았다.

지금은 결제 없이 출시한다. 출시하고 나서 활성도가 높은 플레이어 막대가 실제로 움직이는지 본다. 0에서 안 움직이면 수수료를 냈어도 무의미했을 돈이다. 500 도달 가망이 보이면 그때 수수료를 내거나 Premium 을 켠다.

이 순서를 뒤집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2번이 답을 주기 전까지 3번은 도박이고, 2번은 공짜다. 막대가 움직이는지 보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수익화도 같은 이유로 전부 꺼뒀다. 은행과 세금 정보를 넣어 계정 쪽 준비를 마쳐놓고, 게임 쪽은 강제 비활성 스위치를 켜뒀다. 상품 ID를 발급받아 표에 채워 넣더라도 그 스위치가 켜져 있는 동안은 아무것도 팔리지 않는다.

켜는 순서를 이렇게 정해뒀다. 크리에이터 허브에서 상품 ID를 발급받아 표에 넣고, 스튜디오에서 결제 흐름을 실제로 한 번 태워보고 — 영수증이 오는지, 같은 영수증이 두 번 와도 두 번 지급되지 않는지, 지급이 실제로 프로필에 남는지 — 그 다음에 스위치를 내린다. 순서를 바꾸면 검증 없이 실결제가 열린다.

스위치를 껐다고 게임이 반쪽이 되지는 않는다. 저주석 경제가 전부를 굴리고 있어서, 지금 들어와도 술식 해금부터 소환·합성·코스메틱까지 다 돌아간다. 로벅스로만 살 수 있는 건 한정 코스메틱 몇 개와 획득량 배율뿐이고, 그건 없어도 게임이 성립한다. 앞에서 매출원 아홉 개를 잘라낸 게 여기서도 편했다. 팔 게 적으면 안 팔고 있는 상태도 멀쩡하다.

아들에게는 뭐라고 말했나

친구 계정으로는 못 들어온다고 말해줘야 했다.

설명하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만드는 동안 우리가 이야기한 어려움은 전부 게임 안에 있었다. 밸런스가 이상하다, 이 층은 너무 오래 걸린다, 이 기술이 안 맞는다. 전부 우리가 고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손을 대면 다음 판에서 바로 달라졌다.

이건 아니다. 고칠 코드가 없다. 우리 쪽에서 할 수 있는 건 기다리는 것과, 기다리는 동안 게임을 더 낫게 만드는 것뿐이다.

그래서 밸런스 패치를 하기로 했다. 아들이 처음부터 말한 그거다. 어차피 500명이 와도 재미없으면 두 번째 판이 없으니, 순서로 따지면 이쪽이 먼저이기도 하다. 하루 8.3명이 두 달간 끊기지 않아야 하는 조건이면 더 그렇다. 그건 한 번 들어온 사람이 다시 오고 남한테 말해야 나오는 숫자다.

이쪽도 처음 짚은 원인이 틀렸던 게 이미 한 번 나왔다. 아들이 "제령 레벨이 높다"고 했을 때 나는 그걸 레벨이 안 올라서 층에 못 들어가는 문제로 읽고 레벨 곡선을 완만하게 고쳤다. 그런데 고친 뒤에 다시 계산해보니 층 하나 열리는 데 직전 층을 한두 번 도는 정도라 게이트는 이미 거의 공짜였다. 아들이 말한 건 다른 것이었다. 이건 아직 정리 중이라 다음 글로 미룬다.

아들 친구는 다음에 와서도 내 서브계정으로 할 것이다. 당분간은 그렇다.


남은 것

  • 활성도가 높은 플레이어 막대가 0에서 움직이는지 — 60일 창이 돌기 시작했다. 여기가 이 글의 후속이다
  • 수수료 미충족 상태에서 카운터가 누적되는지 — 위에서 열어둔 미확인 지점
  • 밸런스 패치 — 아들의 첫 피드백. 지금 진단 중이고, 처음에 짚은 원인이 틀렸다는 것까지는 나왔다
  • 게시 수수료 1,000 R$가 게임마다 다시 드는지 — 열한 개를 만들 거라면 이 답에 따라 총액이 달라진다
  • 2FA가 실제로 켜져 있는지 — 조건 1번에 들어 있는데 확인한 기록이 없다. 이런 게 남아 있으면 500을 넘긴 날 엉뚱한 데서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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