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우리 게임에 들어오지 못한다
아들과 로블록스 게임을 만들고 있다. 아들이 로블록스를 하니까 로블록스로 정했다. 만들고 싶은 걸 물었더니 싸우는 게임이라고 했고, 그래서 대전 게임이 됐다. 술사 다섯이 각자 다른 기술을 쓰고, 저주를 잡으러 층층이 올라가는 탑이 있고, 다른 사람과 붙는 랭크전이 있다. 만드는 동안 아들은 기획자 쪽에 가까웠다. 뭐가 재미없는지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아들이 했다. 아들이 재밌다고 했다. 만든 사람의 아들이 하는 말이라 절반은 접어서 들어야 하는 종류의 평가다. 그래도 아들은 밸런스가 이상하다는 말을 같이 했고, 그건 접을 필요가 없는 말이었다. 재미없으면 밸런스 얘기까지 안 간다. 주말에 아들 친구가 놀러 왔다. 둘이 한참 붙어 있더니 친구도 재밌다고 했다. 이번엔 접을 이유가 없었다. 만든 사람과 아무 상관 없는 아이가,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계속 하고 있었다. 같은 주에 로블록스 수익 계정 등록을 마쳤다. 은행 계좌와 세금 정보까지 넣었다. 만든 것이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절차는 생각보다 사무적이었고, 막히는 데 없이 끝났다. 그리고 그 두 아이는, 이 게임에 자기 계정으로 들어갈 수 없다. 둘 다 내 서브계정을 빌려서 했다. 그날 방에 아이는 없었다 로블록스 입장에서 그날 접속한 것은 나이 확인과 신분증 인증을 마친 성인 계정 하나다. 아이 둘이 번갈아 컨트롤러를 잡았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는다. 계정은 하나였으니까.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 게임을 아이들에게 열어주는 유일한 조건이 사람 수 로 세어지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60일 안에 나이 확인을 마친 유저의 순 플레이 500회 다. 순 플레이는 고유 유저 기준이다. 두 아이가 하루 종일 번갈아 해도 그 카운터에는 최대 1이 올라간다. 그것도 내 서브계정으로. 게임을 재밌다고 말해준 사람들이, 그 게임을 열어줄 지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1조차 세어질지 모르겠다. 내 서브계정이고, 나는 이 게임의 개발자다. 개발자 본인의 계정이 자기 게임...